전자기학 및 장론
Electromagnetics
전자기학 1단계: 장(場)의 언어로 자연을 읽다
Part 1 · 이론적 기초 — 원거리 작용의 수수께끼와 장(Field)의 탄생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은 만유인력을 발견하고 나서 평생 불편했다.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데, 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손도 닿지 않는데 힘이 전달되는가? 뉴턴은 이를 "Actio in distans(원거리 작용)"이라 불렀고, 자신도 이 개념이 이상하다는 걸 잘 알았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자를 머리카락에 문지른 뒤 잘게 찢은 종이 조각에 가까이 대면, 종이가 자 쪽으로 달려온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공기를 가로질러 힘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그 "무언가"의 정체는 무엇인가?
19세기 영국의 실험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는 수학을 거의 몰랐지만 천재적인 시각적 직관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자석과 코일로 수백 번의 실험을 거듭하며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힘이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전하(charge)나 자석이 자기 주변 공간 자체를 변형시키는 것이고, 다른 전하나 자석은 그 변형된 공간을 느끼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바로 **장(場, Field)**의 탄생이다. 전하 주변 공간의 모든 점에 "전기력의 방향과 세기"라는 정보가 새겨져 있고, 그 자리에 다른 전하를 가져다 놓으면 새겨진 정보대로 힘을 받는다. 이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물리학 전체의 관점을 바꾼 혁명적 발상이었다. 훗날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은 패러데이의 시각적 아이디어를 아름다운 수식으로 정리해 냈다. 지금 네가 배우려는 내용이 바로 그 수식들이다.
**장(Field)**이란 공간의 각 점에 어떤 물리량이 정의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스칼라 장(Scalar Field)**은 각 점에 숫자 하나가 있는 경우이고, **벡터 장(Vector Field)**은 각 점에 방향과 크기를 가진 화살표가 있는 경우다. 강물의 흐름을 생각해 보라. 강 안의 모든 점에서 물이 흐르는 방향과 속도가 정의되어 있다면, 이것이 벡터 장이다. 전기장 E와 자기장 B는 모두 벡터 장이며, 공간의 모든 점에서 전기력·자기력의 방향과 세기가 정의된다.
[노트 기록] 전기장의 정의: E = F/q₀. 단위 양전하(+1C)를 어떤 점에 살며시 가져다 놓았을 때 그 전하가 받는 힘의 방향과 크기. 단위: N/C = V/m. 이것은 시험전하(test charge) q₀가 공간을 왜곡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작다고 가정한 것이다.
이제 가장 기초적인 전기력 법칙인 **쿨롱의 법칙(Coulomb's Law)**을 생각해 보자. 두 점전하 q₁과 q₂가 거리 r만큼 떨어져 있을 때 서로에게 미치는 힘은 다음과 같다.
F = k · q₁q₂/r² · r̂, 여기서 k = 1/(4πε₀) ≈ 9×10⁹ N·m²/C²이고, r̂은 두 전하를 잇는 단위 방향 벡터이며, ε₀ ≈ 8.85×10⁻¹² C²/(N·m²)는 **진공 유전율(permittivity of free space)**이다.
단일 점전하 q가 공간에 만드는 전기장은 F = qE이므로 E = kq/r² · r̂이 된다. 이는 쿨롱의 법칙에서 시험전하를 1로 나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첩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이다. 여러 전하가 있을 때 한 점의 전기장은 각 전하가 만드는 전기장의 벡터 합이다. 이 원리 덕분에 아무리 복잡한 전하 분포라도 하나씩 더하면 된다는 강력한 단순화가 가능하다.
[노트 기록] 중첩 원리: E_total = E₁ + E₂ + E₃ + ⋯ (벡터 합). 전기장과 자기장 모두 선형적으로 중첩된다.
그런데 실제 전자기학은 쿨롱의 법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전하 분포가 복잡할 때 하나하나 적분하는 건 너무 어렵고, 더 중요하게는 변화하는 장, 즉 시간에 따라 변하는 E와 B를 다루려면 전혀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그 언어가 바로 **벡터 미적분(Vector Calculus)**이다.
벡터 미적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두 가지는 **발산(Divergence, ∇·)**과 **회전(Curl, ∇×)**이다. 발산은 어떤 점에서 장이 "흘러나오는" 정도를 측정한다. 수도꼭지처럼 물이 솟아나오는 곳은 발산이 양수(+)이고, 배수구처럼 물이 빨려들어가는 곳은 발산이 음수(-)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은 발산이 0이다. 전기장의 발산은 전하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회전은 어떤 점에서 장이 "소용돌이치는" 정도를 측정한다. 욕조 배수구 근처의 물처럼, 어떤 점 주위를 빙 돌면서 흐르는 패턴이 있으면 회전이 존재한다. 자기장의 회전은 전류가 어디에 있는지, 혹은 전기장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두 연산자 ∇·와 ∇×를 이용하면 두 가지 강력한 수학적 정리가 등장한다.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 Gauss's Theorem)**는 닫힌 표면을 뚫고 나오는 장의 총 플럭스가 그 표면 내부에 있는 소스(발산)의 총합과 같다는 것이다. **스토크스 정리(Stokes' Theorem)**는 닫힌 곡선을 따라 장을 순환 적분한 값이 그 곡선이 감싸는 표면을 통과하는 장의 회전의 총합과 같다는 것이다. 이 두 정리가 바로 법칙의 **적분형(Integral Form)**과 **미분형(Differential Form)**을 연결하는 다리이며, 지금 당장 증명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 법칙들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플럭스(Flux, Φ)**의 개념도 여기서 정착시켜두자. 플럭스란 단순히 말해 "표면을 뚫고 지나가는 장의 양"이다. 강물을 가로질러 그물을 드리웠을 때, 그물을 통과하는 물의 양이 플럭스다. 그물을 흐름에 수직으로 세우면 최대, 흐름과 평행하게 눕히면 0이다. 수학적으로 Φ_E = ∫∫ E · dA, 즉 전기장 벡터와 면적 벡터(표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정의됨)의 내적을 표면 전체에서 적분한 것이다.
Part 2-A · 가우스 법칙 (Gauss's Law) — 전기장이 흘러나오는 곳
**가우스 법칙(Gauss's Law)**은 쿨롱의 법칙과 완전히 동등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훨씬 강력하고 아름다운 형태다. 직관적으로 이렇게 생각해 보라. 점전하 q를 커다란 풍선으로 감쌌다. 전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기장의 "화살표들"이 풍선 표면을 뚫고 나갈 것이다. 풍선을 크게 키우면? 각 점의 전기장은 약해지지만(거리 제곱에 반비례), 동시에 표면적은 넓어진다(거리 제곱에 비례). 정확히 상쇄! 따라서 전기장이 표면을 뚫고 나가는 총량(총 플럭스)은 풍선의 크기와 무관하게 오직 안에 들어있는 전하에만 비례한다. 이것이 가우스 법칙의 핵심이다.
적분형(Integral Form):
∮_S E · dA = Q_enc / ε₀
여기서 ∮_S는 닫힌 표면(가우시안 표면, Gaussian Surface) S에 대한 면적분을 의미하고, Q_enc는 그 표면 안에 들어있는 총 전하량이다. 이 식은 "어떤 닫힌 표면을 통과하는 전기 플럭스의 합은 그 안의 총 전하를 ε₀으로 나눈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미분형(Differential Form):
∇ · E = ρ / ε₀
여기서 ρ(rho)는 체적 전하 밀도(Volume Charge Density)로 단위 부피당 전하량(C/m³)이다. 이 식은 "전기장의 발산은 그 점의 전하 밀도에 비례한다"고 말한다. 전하가 있는 곳에서만 전기장이 흘러나오고, 진공에서는 발산이 0이다. 발산 정리를 적분형에 적용하면 미분형이 나온다. 즉, ∮ E · dA = ∫∫∫ (∇ · E) dV이고, Q_enc = ∫∫∫ ρ dV이므로, 두 적분이 임의의 부피에 대해 성립하려면 피적분함수가 같아야 한다.
[노트 기록] 가우스 법칙 두 형태: 적분형 ∮E·dA = Q_enc/ε₀ ↔ 미분형 ∇·E = ρ/ε₀. 연결다리: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 핵심 조건: 가우시안 표면을 선택할 때 대칭성을 활용해야 한다. E가 표면에 수직이고 크기가 일정해야 적분이 단순해진다.
이제 가우스 법칙의 위력을 느껴보자. 점전하 q에서 거리 r인 점의 전기장을 구한다면, 반지름 r인 구를 가우시안 표면으로 잡는다. 구면 대칭 덕분에 E의 크기는 구면 전체에서 동일하고 방향은 항상 법선 방향이다. 따라서 ∮ E · dA = E · 4πr² = Q/ε₀, 이를 풀면 E = Q/(4πε₀r²) 인데, 이것이 쿨롱의 법칙과 정확히 같다! 가우스 법칙과 쿨롱의 법칙은 동치인 것이다.
가우스 법칙을 잘 쓰려면 **대칭성(Symmetry)**이 핵심이다. 구형 대칭(spherical symmetry)이면 구면을, 원통 대칭(cylindrical symmetry)이면 원통면을, 평면 대칭(planar symmetry)이면 필로 박스 모양(pillbox)을 가우시안 표면으로 잡는다. 각 경우에 E를 표면의 법선 방향으로 상수 취급할 수 있을 때 적분이 단순화되어 E · A = Q_enc/ε₀의 형태가 된다. 여기서 잠깐 멈추고 생각해보자 — 균일하게 대전된 구껍질(shell) 안쪽의 전기장은 얼마일까? 가우시안 표면을 구껍질 안쪽에 그려보면, 그 안에 전하가 없으므로 Q_enc = 0, 따라서 E = 0이다. 마치 지구 내부에서 중력이 없는 것처럼. 이것이 **패러데이 새장(Faraday Cage)**의 원리이기도 하다.
Part 2-B · 앙페르 법칙 (Ampere's Law) —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의 고리
1820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는 전선에 전류를 흘릴 때 옆에 있던 나침반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전기와 자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최초의 증거였다. 이것을 수식으로 정리한 것이 **앙페르 법칙(Ampere's Law)**이다. 가우스 법칙이 "닫힌 표면을 통과하는 플럭스"에 관한 것이라면, 앙페르 법칙은 "닫힌 고리를 따라 자기장을 순환적분한 것"에 관한 것이다.
적분형(Integral Form):
∮_C B · dl = μ₀ I_enc
여기서 ∮_C는 닫힌 곡선(앙페리안 루프, Amperian Loop) C를 따라가는 선적분, I_enc는 그 루프를 관통하는 총 전류, μ₀ = 4π×10⁻⁷ T·m/A는 **진공 투자율(permeability of free space)**이다. 이 식은 "닫힌 루프를 따라 자기장을 순환적분하면, 그 루프를 뚫고 지나가는 총 전류에 비례한다"고 말한다.
미분형(Differential Form):
∇ × B = μ₀ J
여기서 J는 전류 밀도(Current Density), 단위 면적당 전류(A/m²)다. 이 식은 "자기장의 회전은 그 점의 전류 밀도에 비례한다"고 말한다. 앞에서 배운 스토크스 정리를 통해 적분형에서 미분형을 유도할 수 있다: ∮ B · dl = ∫∫ (∇ × B) · dA = μ₀ ∫∫ J · dA = μ₀ I_enc. 임의의 표면에 대해 성립하려면 피적분함수가 같아야 하므로 ∇ × B = μ₀J.
[노트 기록] 앙페르 법칙 두 형태: 적분형 ∮B·dl = μ₀I_enc ↔ 미분형 ∇×B = μ₀J. 연결다리: 스토크스 정리(Stokes' Theorem). 핵심 조건: 앙페리안 루프 선택 시 B가 루프에 접선 방향이고 크기가 일정해야 한다. 오른손 법칙으로 루프 방향과 전류 방향의 부호를 맞춘다.
앙페르 법칙의 대표적 응용인 무한 직선 도선을 보자. 무한히 긴 도선에 전류 I가 흐를 때, 도선에서 거리 r인 점의 자기장은? 원통 대칭이므로 앙페리안 루프로 반지름 r인 원을 잡는다. B의 방향은 루프의 접선 방향이고 크기는 일정하다. 따라서 ∮ B · dl = B · 2πr = μ₀I, 이를 풀면 B = μ₀I/(2πr). 자기장이 거리에 반비례한다는 것도 눈여겨보라.
더욱 흥미로운 것은 **솔레노이드(Solenoid, 두꺼운 코일)**다. 단위 길이당 n번 감긴 솔레노이드에 전류 I가 흐를 때 내부 자기장은 B = μ₀nI이다. 솔레노이드 외부는 B ≈ 0이다. 이것을 앙페르 법칙으로 유도할 때, 직사각형 앙페리안 루프를 솔레노이드 내부와 외부에 걸치도록 설정한다. 외부 B = 0이라고 가정하면, 루프를 따라 기여하는 것은 내부에서 코일과 평행한 부분뿐이고, 관통 전류는 루프가 내포하는 코일 수 × I이므로 B·L = μ₀·n·L·I → B = μ₀nI가 나온다. 이 결과는 뒤에서 배울 에너지 저장과 무선 충전 코일 설계의 핵심이 된다.
Part 2-C · 패러데이 법칙 (Faraday's Law) — 변화가 전기를 만든다
1831년 마이클 패러데이는 자석을 코일 속에서 움직이면 코일에 전류가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앞서 외르스테드가 "전류 → 자기"를 보였다면, 패러데이는 "변화하는 자기 → 전기"를 보인 것이다. 이것이 **패러데이 법칙(Faraday's Law of Induction)**이다.
핵심 개념은 자기 플럭스(Magnetic Flux, Φ_B)다. 앞서 배운 플럭스 개념을 기억해보자. 전기장에서는 전기 플럭스 Φ_E = ∫∫ E · dA였다. 마찬가지로 Φ_B = ∫∫ B · dA이다. 한 코일을 관통하는 자기장의 총량이다. 코일 면이 자기장에 수직이면 Φ_B = BA (최대), 평행이면 Φ_B = 0이다.
적분형(Integral Form):
∮_C E · dl = -dΦ_B/dt
이 식은 "닫힌 루프를 따라 전기장을 순환적분(이것이 바로 기전력, EMF이다)하면 그 루프가 감싸는 면을 통과하는 자기 플럭스의 시간 변화율에 음의 부호를 붙인 것과 같다"고 말한다. **기전력(EMF, Electromotive Force)**이란 루프를 따라 전하를 한 바퀴 이동시키는 데 단위 전하당 필요한 에너지, 쉽게 말하면 전압의 원천이다.
미분형(Differential Form):
∇ × E = -∂B/∂t
이것은 "전기장의 회전은 자기장의 시간 변화율에 음의 부호를 붙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앞서 가우스 법칙에서 정전기 상황에서는 ∇ × E = 0이었다 — 정전기장은 보존력이라 순환적분이 0이다. 그런데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하면 ∇ × E ≠ 0이 되고, 이는 전기장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정전기 상황에서 전기장의 선적분이 경로에 무관했던(= 퍼텐셜 에너지의 개념이 성립했던) 것이, 시간변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노트 기록] 패러데이 법칙: EMF = -dΦ_B/dt. 음의 부호는 **렌즈의 법칙(Lenz's Law)**을 의미한다: 유도 전류는 원인(자기 플럭스의 변화)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플럭스가 증가하면 유도 전류는 그것을 줄이려 하고, 플럭스가 감소하면 유도 전류는 그것을 늘리려 한다.
**렌즈의 법칙(Lenz's Law)**은 에너지 보존의 전자기적 표현이다. 만약 음의 부호가 없다면, 자기장이 증가할수록 더 강한 유도 전류가 흘러 더 강한 자기장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더 강한 유도 전류를 만드는 무한 증폭이 생길 것이다. 이는 에너지를 공짜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에 위배된다. 음의 부호는 자연이 에너지를 보존한다는 사실의 전자기적 구현이다.
패러데이 법칙의 가장 위대한 응용은 **발전기(Generator)**와 **변압기(Transformer)**다. 발전기는 자기장 안에서 코일을 돌려 플럭스를 시간에 따라 변화시킴으로써 EMF를 만들어낸다. 변압기는 1차 코일에 변화하는 전류를 흘려 변화하는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이 2차 코일에 플럭스를 만들어 EMF를 유도한다. 변압기의 전압비는 단순히 코일 감은 수의 비와 같다 (V₁/V₂ = N₁/N₂). 그리고 뒤에서 공부할 무선 충전은 이 변압기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Part 2-D · 정전기 및 정자기장 분포 계산 — 대칭성이라는 무기
지금까지 세 법칙을 배웠다. 이제 이것들을 실제 전하/전류 분포에 적용하는 전략을 익혀야 한다. 핵심은 대칭성(Symmetry)의 최대한 활용이다.
정전기장 계산의 체계적 접근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전하 분포의 대칭성을 파악한다. 구형 대칭(점전하, 균일 대전 구)이면 가우스 법칙 + 구면 가우시안 표면을 쓴다. 원통 대칭(무한 선전하, 무한 원통)이면 가우스 법칙 + 원통형 가우시안 표면을 쓴다. 평면 대칭(무한 평판)이면 가우스 법칙 + 필로박스(pillbox)를 쓴다. 대칭이 없거나 약할 때는 쿨롱의 법칙 + 중첩 원리 + 적분을 써야 한다.
중요한 결과를 정리해보자. 균일 대전 구껍질(shell) 바깥에서는 E = Q/(4πε₀r²) r̂ (마치 점전하처럼), 안에서는 E = 0. 균일한 체적 전하 밀도 ρ를 가진 구 바깥에서는 E = Q/(4πε₀r²) r̂, 안에서는 E = ρr/(3ε₀) r̂ (내부에서 E가 r에 비례해 증가). 무한 선전하 거리 r에서 E = λ/(2πε₀r) r̂ (λ는 단위 길이당 전하). 무한 평판 면전하 밀도 σ일 때 E = σ/(2ε₀) 방향은 평판에 수직이고 양쪽에 동일하게.
[노트 기록] 이 네 가지 결과(구, 구껍질, 선전하, 평판)의 E 표현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각을 가우스 법칙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구 내부 E ∝ r (선형 증가)와 구 외부 E ∝ 1/r²의 차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자기장 계산도 마찬가지다. 원통 대칭 전류(무한 직선 도선)는 앙페르 법칙 + 원형 앙페리안 루프, 직사각 대칭(무한 솔레노이드, 토로이드)은 앙페르 법칙 + 직사각형 루프, 대칭이 없으면 비오-사바르 법칙(Biot-Savart Law, dB = μ₀I dl × r̂ / (4πr²)) + 중첩 + 적분. 토로이드(Toroid) — 솔레노이드를 고리 형태로 구부린 것 — 내부에서는 B = μ₀NI/(2πr) (r은 토로이드 중심에서의 거리), 외부에서는 B = 0이다. 이것은 솔레노이드처럼 자기장을 내부에 가둬두는 구조이며, 인덕터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Part 2-E · 유전체와 자성체 — 물질 속에서 에너지는 어떻게 저장되는가?
지금까지는 진공 속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다루었다. 하지만 현실의 콘덴서에는 유리나 세라믹이, 인덕터 코어에는 철이나 페라이트가 들어있다. 이 물질들은 전자기장에 어떻게 반응하며, 에너지 저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전체(Dielectric)**는 전기장 안에 놓이면 원자·분자 수준에서 반응하는 절연체다. 분자가 전기 쌍극자(dipole)를 가지고 있거나, 전기장에 의해 쌍극자가 유도된다. 이 쌍극자들이 전기장 방향으로 정렬되는 현상이 **분극(Polarization)**이며, 분극 벡터 P는 단위 부피당 쌍극자 모멘트이다(단위: C/m²). 이 분극이 일어나면 유전체 표면에 속박 전하(bound charge)가 나타나고, 이 속박 전하가 원래 전기장을 부분적으로 상쇄시킨다. 즉, 유전체 내부의 전기장은 진공에 비해 약해진다.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 전기 변위 벡터(Electric Displacement Vector) D를 도입한다. D = ε₀E + P. 선형 유전체에서는 P = ε₀χ_e E (χ_e는 전기 감수율)이므로 D = ε₀(1 + χ_e)E = ε₀ε_r E = εE. 여기서 ε_r = 1 + χ_e는 비유전율(Relative Permittivity), ε = ε₀ε_r은 **유전율(Permittivity)**이다. 물의 ε_r ≈ 80, 유리 ε_r ≈ 5~10이다. 유전체가 있는 경우 가우스 법칙은 자유 전하(free charge)만 고려하면 된다: ∇ · D = ρ_free. 이것이 진공의 ∇ · E = ρ/ε₀에 대응하는 물질 내 가우스 법칙이다.
[노트 기록] 물질 내 전자기 관계: D = εE (유전체), B = μH (자성체). 진공에서 ε → ε₀, μ → μ₀. 물질 내에서 ε = ε₀ε_r, μ = μ₀μ_r. 가우스 법칙과 앙페르 법칙은 자유 전하·전류만으로 표현: ∇·D = ρ_free, ∇×H = J_free.
평행판 콘덴서에서 유전체의 효과를 직접 보자. 진공 콘덴서의 전기장은 E₀ = σ/ε₀였다. 비유전율 ε_r인 유전체를 채우면 E = E₀/ε_r로 줄어든다. 전압 V = Ed = E₀d/ε_r도 줄어든다. 전하가 Q = σA로 같다면, 정전용량(Capacitance) C = Q/V가 ε_r배 증가한다. C = ε₀ε_r A/d = εA/d. 이것이 콘덴서에 유전체를 넣는 이유다 — 같은 부피에서 더 많은 전하를, 더 낮은 전압에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를 생각해보자. 진공에서 전기장의 **에너지 밀도(Energy Density)**는 u_E = ½ε₀E²이다. 유전체 내에서는 u_E = ½εE² = ½D·E이다. 콘덴서에 저장된 총 에너지는 W = ½CV²이며, 이것은 전기장 에너지 밀도를 전 부피에 걸쳐 적분한 것과 같다. 인덕터에서 자기장의 에너지 밀도는 u_B = B²/(2μ₀) (진공), u_B = B²/(2μ) = ½B·H (자성체 내). 인덕터에 저장된 총 에너지는 W = ½LI²이다.
**자성체(Magnetic Material)**는 자기장 안에 놓이면 물질 내 자기 쌍극자(전자의 스핀 등)가 반응한다. 자화(Magnetization) M은 단위 부피당 자기 쌍극자 모멘트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자기장 강도(Magnetic Field Intensity) H = B/μ₀ - M을 도입한다. 선형 자성체에서 B = μ₀μ_r H = μH이며, μ_r은 **비투자율(Relative Permeability)**이다. 앙페르 법칙은 자유 전류만으로: ∇ × H = J_free.
강자성체(ferromagnet)는 B-H 관계가 선형이 아니라 **히스테리시스 루프(Hysteresis Loop)**를 그린다. 자기장을 가했다 제거해도 자화가 남는 현상(잔류 자화, Remanence)이 있고, 자화를 없애려면 반대 방향 자기장(보자력, Coercivity)을 가해야 한다. B-H 히스테리시스 루프의 면적이 바로 한 사이클 동안 열로 소산되는 에너지를 나타낸다. 이것이 에너지 손실 메커니즘이다. 변압기 코어에서 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좁은 히스테리시스 루프를 가진 소프트 페라이트(soft ferrite)를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Griffin & Shenk, Introduction to Electrodynamics, Griffiths 4판 참조)
[노트 기록] 에너지 밀도 공식 정리: 전기장 u_E = ½εE² = ½D·E, 자기장 u_B = ½μH² = ½B·H. 콘덴서 저장 에너지 W = ½CV². 인덕터 저장 에너지 W = ½LI². 히스테리시스 루프 면적 = 단위 부피당 한 사이클 에너지 손실.
Part 3 · 프로젝트 — 직접 생각하고 풀어보기
아래 문제들은 정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총 40분 분량의 문제들이며, 앞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적용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문제를 풀기 전에 대칭성, 가우시안 표면/앙페리안 루프의 선택, 물리적 직관 순으로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라.
Project 1 · 가우스 법칙 — 대칭성을 무기로 삼아라
문제 1-A. 총 전하 +Q가 균일하게 분포된 속이 꽉 찬 구(반지름 R, 체적 전하 밀도 ρ)가 있다. (a) 구 외부(r > R)에서 전기장 E(r)을 구하라. (b) 구 내부(r < R)에서 E(r)을 구하라. (c) r = 0에서 r = ∞까지 E의 크기를 그래프로 스케치하고, r = R에서의 연속성 또는 불연속성을 논하라. (d) 내부 전기장이 r에 비례한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하라. 수식 유도로 끝내지 말고, "왜"를 설명하라.
문제 1-B. 내반지름 a, 외반지름 b인 도체 구껍질(shell)의 중심에 점전하 +q를 놓았다. (a) 도체 내부(a < r < b)에서 E = 0임을 가우스 법칙으로 보여라. (b) 도체 안쪽 표면(r = a)과 바깥쪽 표면(r = b)에 유도되는 전하량을 구하라. (c) r < a, a < r < b, r > b 세 영역에서 E(r)을 구하라. (d) 만약 도체 껍질 자체에 추가 전하 -3q를 주면 각 영역의 E는 어떻게 변하는가?
문제 1-C. 두 개의 무한 평행 평판이 d = 5mm 간격으로 마주하고 있다. 위 평판의 면전하 밀도 +σ, 아래 평판의 면전하 밀도 -σ. (a) 두 평판 사이의 전기장을 구하라. (b) 두 평판 바깥의 전기장을 구하라. (c) 평판 사이에 비유전율 ε_r = 4인 유전체를 채우면 전기장, 전기 변위 D, 분극 P는 각각 어떻게 변하는가? (d) 유전체 표면에 나타나는 속박 전하 밀도(bound surface charge density) σ_b = P·n̂을 구하라.
Project 2 · 앙페르 법칙 — 자기장의 고리를 찾아라
문제 2-A. 내반지름 a, 외반지름 b인 무한 동축 케이블(coaxial cable)이 있다. 내부 도체에는 +z 방향으로 전류 I가, 외부 도체에는 -z 방향으로 전류 I가 균일하게 흐른다. (a) r < a, a < r < b, r > b 세 영역에서 B(r)을 앙페르 법칙으로 구하라. (b) r > b에서 B = 0인 이유를 물리적으로 설명하라. (c) 동축 케이블이 전자기 간섭(EMI)에 강한 이유가 이 결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문제 2-B. 단위 길이당 n번 감긴 이상적인 솔레노이드(무한 길이)에 전류 I가 흐른다. (a) 솔레노이드 내부의 B를 앙페르 법칙으로 유도하라 (직사각형 앙페리안 루프 사용). (b) 솔레노이드 외부에서 B = 0임을 보여라. (c) 동일한 n과 I를 가진 토로이드의 내부 B를 구하라. 토로이드의 평균 반지름은 R이다. (d) 솔레노이드와 토로이드에서 자기장 분포의 차이를 논하라. 무선 충전 코일 설계에서 어느 쪽이 유리하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 2-C. 반지름 R의 원형 단면을 가진 긴 도체에 전류 I가 균일하게 흐른다. (a) 도체 표면(r = R)에서의 B를 구하라. (b) 도체 내부(r < R)에서 B(r)을 구하라. (c) 전기장에서 속이 꽉 찬 구의 E 결과(Part 1, 문제 1-A)와 비교하여, 가우스 법칙과 앙페르 법칙의 구조적 유사성을 논하라. (d) 만약 전류가 도체 표면에만 흐른다면 (표면 전류), 내부 B는 얼마인가?
Project 3 · 패러데이 법칙 — 변화를 전기로 바꿔라
문제 3-A. 가로 L = 0.2m, 세로 w = 0.1m인 직사각형 도선 루프가 균일한 자기장 B = 0.5T (z 방향) 안에 있다. 루프가 x방향으로 속도 v = 10 m/s로 이동한다. (a) 루프가 자기장 안에 완전히 있을 때 유도 EMF는 얼마인가? (b) 루프가 자기장 영역(폭 D = 0.5m)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유도 EMF의 시간 변화를 구하라. (c) 렌즈의 법칙을 이용해 유도 전류의 방향을 결정하라.
문제 3-B. 정지한 원형 루프(반지름 r = 0.05m, 감은 수 N = 100)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 B(t) = B₀ sin(ωt), B₀ = 0.1T, ω = 100π rad/s 안에 놓여있다 (자기장 방향은 루프 면에 수직). (a) 시간 t에서의 자기 플럭스 Φ_B(t)를 구하라. (b) 유도 EMF의 시간 함수 ε(t)를 구하라. (c) 최대 EMF는 얼마이고, 언제 발생하는가? (d) 이것이 발전기와 변압기의 동작 원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서술하라.
문제 3-C. N₁ = 500번, N₂ = 50번 감긴 이상 변압기에서 1차 코일에 220V (실효값) 교류를 인가한다. (a) 2차 코일의 출력 전압은? (b) 1차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I₁ = 0.5A라면, 2차 코일의 전류 I₂는 얼마인가? (에너지 보존을 활용하라) (c) 변압기 코어에서 히스테리시스 손실이 발생하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이 손실을 줄이기 위한 코어 재료 선택의 기준(μ_r의 관점, 히스테리시스 루프의 관점)을 논하라.
Project 4 · 에너지 저장 — 장 속에 숨어있는 에너지를 찾아라
문제 4-A. 평행판 콘덴서(면적 A = 0.01m², 간격 d = 1mm)에 비유전율 ε_r = 10인 세라믹 유전체를 채우고 전압 V = 100V를 인가한다. (a) 정전용량 C를 구하라. (b) 저장된 전하 Q와 에너지 W를 구하라. (c) 콘덴서 내부의 전기장 E, 전기 변위 D, 분극 P를 구하라. (d) 에너지 밀도 u_E = ½D·E를 이용해 저장 에너지를 검증하라. (e) 유전체를 제거하고 전압을 유지했을 때 에너지는 어떻게 변하는가? 그 에너지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제 4-B. 단위 길이당 n = 1000 turns/m, 반지름 R = 0.02m, 길이 l = 0.1m인 솔레노이드가 있다. 코어는 비투자율 μ_r = 500인 연철(soft iron)이다. (a) 인덕턴스 L을 구하라. (힌트: W = ½LI² = ½μH² × Volume) (b) I = 2A가 흐를 때 저장된 자기 에너지를 구하라. (c) 코어를 제거했을 때 같은 전류에서의 인덕턴스와 에너지를 비교하라. (d) 이 인덕터가 무선 충전 시스템에서 송신 코일로 쓰인다면, 수신 코일과의 자기 결합 계수 k를 높이기 위해 어떤 설계 변수를 조절할 수 있는지 서술하라. (패러데이 법칙, 자기장 분포 계산 결과를 연결하여 논하라)
이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이 있다. 전하는 전기장을 만들고, 전류는 자기장을 만들고, 변화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며, 이 모든 것은 에너지를 장 속에 저장한다. 그 에너지는 공간 자체에 퍼져있고, 물질의 전자기적 성질(ε_r, μ_r)에 의해 달라진다. 이 1단계에서 배운 법칙들은 독립적인 공식들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일관된 자연 법칙의 서로 다른 표정이다. 2단계에서는 이 법칙들에 맥스웰이 추가한 마지막 항 하나가 빛의 탄생을 예측한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