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테크닉
사운드 테크닉 2단계: 믹싱의 모든 것
이론적 기초 — 왜 믹스는 존재하는가?
1단계에서 배운 것부터 다시 불러오자. 소리는 공기의 압력 변화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는 현상이며, 주파수(Hz), 진폭(dB), 파형이라는 세 가지 물리적 좌표로 완전히 기술된다. 이제 여기에 현실의 문제를 하나 던져보자.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된다면 어떻게 될까? 각 악기는 자신의 에너지를 20Hz에서 20kHz 사이의 스펙트럼 어딘가에 쏟아붓는다. 이 신호들을 그냥 단순히 더하면 주파수가 서로 충돌하고 에너지가 뒤엉켜 전부 들리는 것 같으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음향적 혼돈이 된다. 현장에서는 이런 상태를 "머디(muddy)하다"고 표현한다. 믹싱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믹싱(Mixing)**이란 여러 개의 개별 오디오 트랙을 하나의 스테레오(또는 서라운드) 신호로 결합하되, 각 요소가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수행하도록 레벨, 위치, 음색, 다이내믹을 조정하는 전 과정이다. 비유를 하자면, 화가가 모든 물감을 같은 비율로 뒤섞으면 탁한 갈색밖에 나오지 않는다. 화가는 어떤 색을 전면에 내세우고 어떤 색을 배경으로 물릴지 결정한다. 믹싱 엔지니어 Bobby Owsinski는 그의 저서 The Mixing Engineer's Handbook(1999)에서 "훌륭한 믹스는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제거하고 어디에 공간을 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장은 이 단계 전체의 철학적 출발점이므로, 한 번 더 읽고 뜻을 음미해보자.
믹싱에 들어가기 전, 한 가지 인지적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로 **프리퀀시 스펙트럼(Frequency Spectrum)**이다. 인간의 가청 범위인 20Hz20kHz를 구역별로 나누면: **서브 베이스(2060Hz)**는 몸으로 느끼는 진동의 영역으로 킥 드럼의 '쿵' 하는 충격감과 808 베이스의 울림이 여기에 있다. **베이스(60250Hz)**는 악기의 두께와 무게감이 자리하며 베이스 기타와 킥의 펀치가 공존한다. **미드로우(250Hz2kHz)**는 음악의 몸통이자 따뜻함이 집중된 구역으로, 대부분의 악기가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어퍼미드(2kHz6kHz)**는 인간의 청각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역으로, 여기에 에너지가 있으면 소리가 '앞에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이(6kHz20kHz)**는 공기감, 선명함, 빛이 있는 구역으로 심벌즈의 번쩍임과 보컬의 숨결이 사는 곳이다. 이 지도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 배울 모든 도구는 이 지도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노트 기록] 믹싱의 정의: 여러 트랙을 하나의 스테레오 아웃풋으로 결합하며 레벨(크기)·위치(공간)·음색(EQ)·다이내믹(컴프)을 조정하는 과정. 주파수 구역: 서브베이스(2060Hz) / 베이스(60250Hz) / 미드로우(250Hz2kHz) / 어퍼미드(26kHz) / 하이(6~20kHz).
본 내용 1: 밸런스와 패닝 — 크기와 위치를 배정하다
믹싱의 첫 번째 레이어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결정적인 작업이다. 바로 밸런스(Balance), 즉 각 트랙이 서로 대비해서 얼마나 크게 들릴지 결정하는 것이다. DAW에서 각 채널의 **페이더(Fader)**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이 작업이다. 그런데 여기서 입문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아무 준비 없이 바로 페이더를 조작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믹싱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게인 스테이징(Gain Staging)**부터 한다. 게인 스테이징이란 신호가 믹서를 통과하는 각 단계에서 적절한 레벨을 유지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각 채널의 피크가 -18dBFS ~ -12dBFS 사이에 오도록 녹음 단계 또는 클립 게인(Clip Gain)으로 조정한다. dBFS는 'decibels relative to full scale'의 약자로, 0dBFS가 디지털 시스템의 최대치(클리핑 시작점)를 의미한다. 이 범위보다 너무 크면 신호가 디지털 왜곡을 일으키고, 너무 작으면 다음 단계의 플러그인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게인 스테이징을 왜 이렇게 중요하게 다루는지, 보컬 트랙이 -5dBFS에서 피크를 찍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 상태에서 컴프레서를 걸면 플러그인 내부에서 예상치 못한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레벨이 정리되었다면 이제 **패닝(Panning)**으로 소리에 위치를 부여한다. 스테레오는 왼쪽(L)과 오른쪽(R) 두 채널로 구성되고, 패닝 노브는 각 트랙의 소리를 이 L-R 축 어디에 놓을지 결정한다. 콘서트홀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본다고 생각하자. 드럼과 베이스와 리드 보컬은 무대 정중앙에 있다. 이 세 요소는 음악의 기둥이므로 패닝값 0인 **센터(Center)**에 자리잡는다. 리듬 기타, 백킹 보컬, 신디사이저 패드처럼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들은 좌우로 퍼뜨려 **스테레오 이미지(Stereo Image)**를 넓혀준다. 중요한 원칙은 스테레오 이미지는 대칭적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왼쪽에 리듬 기타를 두었다면 오른쪽에도 비슷한 에너지의 요소를 배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 불균형한 느낌이 생긴다.
David Gibson은 The Art of Mixing(2005)에서 믹스를 3차원 공간으로 시각화하는 개념을 제안했다. 좌-우(패닝), 위-아래(주파수 대역), 앞-뒤(레벨과 이펙트의 양)라는 세 축으로 각 악기에 고유한 "자리"를 배정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뒤에서 리버브를 배울 때 결정적으로 다시 등장할 것이다. 지금은 좌-우 축만 다루고 있지만, 믹싱 전체가 이 공간 배치의 문제라는 것을 머리 한켠에 저장해두자.
[노트 기록] 게인 스테이징: 각 채널 피크 = -18dBFS ~ -12dBFS. 패닝 원칙: 킥/베이스/리드보컬 → 센터. 리듬 기타/하모니/패드 → 좌우. 스테레오는 항상 좌우 대칭으로 균형.
본 내용 2: EQ — 주파수라는 공간을 조각하다
밸런스가 각 악기의 '볼륨'이라면, **이퀄라이저(Equalizer, EQ)**는 각 악기의 '음색'을 다듬는 도구다. EQ는 특정 주파수 대역을 올리거나(Boost) 낮추는(Cut) 장치인데, 이게 왜 필요한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앞서 살펴본 주파수 지도에서 베이스 기타는 60250Hz 구역에 강한 에너지를 가진다. 킥 드럼도 마찬가지로 60250Hz에 에너지를 쏟아낸다. 이 두 악기를 그냥 섞으면 같은 주파수 공간을 놓고 싸우게 된다. 더 큰 소리가 작은 소리를 덮어버리는 이 현상을 **마스킹(Masking)**이라고 한다. EQ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 중 하나는 이 마스킹을 해결해서 각 악기가 자신만의 주파수 공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EQ를 사용할 때 이해해야 할 파라미터는 세 가지다. **주파수(Frequency)**는 어떤 지점을 건드릴지, **게인(Gain)**은 얼마나 올리거나 내릴지(단위: dB), **Q값(Quality Factor)**은 얼마나 좁은 대역을 영향 받을지 결정한다. Q값이 높으면 좁고 날카로운 조정이 되는데 이를 **서지컬 EQ(Surgical EQ)**라고 하고, Q값이 낮으면 넓고 완만한 조정이 되는데 이를 **뮤지컬 EQ(Musical EQ)**라고 한다. 문제가 되는 주파수를 정밀하게 잘라낼 때는 높은 Q를, 음색 전반의 색깔을 바꿀 때는 낮은 Q를 쓴다. 여기서 Mike Senior가 Mixing Secrets for the Small Studio(2011)에서 강조한 핵심 원칙이 나온다: "감법적 EQ(Subtractive EQ) 우선." 없는 주파수를 올리기 전에, 문제가 되는 주파수를 먼저 깎아라. 부스트보다 컷이 자연스럽고 페이즈(Phase) 문제도 덜 일으킨다.
실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두 가지 필터가 있다. **하이패스 필터(High-Pass Filter, HPF)**는 설정한 주파수 이하를 감쇠시키는 필터로, 이름의 직관: "높은(High) 주파수는 통과(Pass)시키고 낮은 것은 막는다." 보컬 마이크로 녹음하면 에어컨 진동, 마이크 스탠드 충격, 저역 노이즈가 함께 녹음되는데, HPF를 80150Hz에 설정하면 이것들을 깔끔하게 제거한다. **로우패스 필터(Low-Pass Filter, LPF)**는 반대로 설정한 주파수 이상을 감쇠시킨다. 또한 많이 쓰이는 테크닉으로 **서칭(Sweeping)**이 있다. 특정 대역에 +10dB 이상의 과도한 부스트를 한 뒤 주파수 노브를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면, 가장 '불편하게' 들리는 주파수 지점이 느껴진다. 그것이 문제의 주파수다. 찾으면 과도한 부스트를 컷으로 전환하여 그 지점을 -4-8dB 정도 잘라내면 된다. 이 방법을 서칭-앤-컷(Searching and Cutting) 또는 스윕 EQ(Sweep EQ) 기법이라고 부른다.
[노트 기록] EQ 3대 파라미터: 주파수(어디를) / 게인(±dB, 얼마나) / Q값(얼마나 넓게). HPF = 저역 차단, 보컬/기타 등에 기본 적용. LPF = 고역 차단. 스윕 EQ: 크게 부스트 → 주파수 이동 → 불편한 지점 발견 → 컷. 원칙: 컷 먼저, 부스트 나중.
본 내용 3: 컴프레서 — 다이내믹이라는 야수를 길들이다
**컴프레서(Compressor)**는 믹싱 도구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동시에 완전히 이해하면 가장 중독적인 도구다. 컴프레서는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입력 신호가 특정 레벨을 초과할 때, 그 초과분을 정해진 비율로 줄이는 장치. 왜 이게 필요할까? 라이브 보컬리스트를 생각해보자. 감정이 격해지면 소리가 커지고 조용한 구절에서는 작아진다. 이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가 너무 크면, 큰 부분은 클리핑 위험이 있고 작은 부분은 다른 악기에 묻혀버린다. 컴프레서는 이 다이내믹을 '압축'해서 전체적인 레벨 일관성을 만들어낸다.
컴프레서에는 다섯 가지 핵심 파라미터가 있다. 첫째, **스레숄드(Threshold)**는 컴프레션이 시작되는 레벨 지점이다(-20dBFS로 설정하면 신호가 -20dBFS를 넘는 순간부터 압축이 작동한다). 둘째, **레이시오(Ratio)**는 압축 비율이다. 4:1 레이시오라면 스레숄드를 4dB 초과한 신호가 1dB만 출력된다. 레이시오가 높을수록 압축이 강해지고, 10:1 이상은 사실상 리미터(Limiter)에 가까워진다. 셋째, **어택(Attack)**은 신호가 스레숄드를 넘은 뒤 컴프레서가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ms 단위)이다. 넷째, **릴리즈(Release)**는 신호가 스레숄드 아래로 내려간 후 컴프레서가 풀리는 시간이다. 다섯째, **니(Knee)**는 스레숄드 지점에서 컴프레션이 얼마나 점진적으로 시작되는지 결정한다.
어택과 릴리즈는 단순한 속도 조절이 아니다. 소리의 펀치(Punch)와 그루브(Groove)를 결정하는 예술적 파라미터다. 어택이 느리면(50ms 이상) 소리의 초반 타격감인 **트랜지언트(Transient)**가 컴프레서보다 먼저 통과하고, 그 이후 부분이 압축된다. 결과적으로 소리가 더 펀치 있고 앞으로 돌출된 느낌이 생긴다. 반대로 어택이 빠르면(1~5ms) 트랜지언트까지 압축되어 소리가 부드럽고 매끄러워진다. 드럼에 컴프레서를 걸 때 느린 어택을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킥 드럼의 첫 타격감을 살리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컴프레서를 적용하면 전체적인 레벨이 줄어들므로, 이를 **메이크업 게인(Makeup Gain)**으로 보상하여 원래 레벨로 되돌리는 것을 잊지 말자.
[노트 기록] 컴프레서 5대 파라미터: 스레숄드(언제?) / 레이시오(얼마나?) / 어택(얼마나 빨리 작동?) / 릴리즈(얼마나 빨리 풀려?) / 니(부드럽게 혹은 급격하게?). 핵심 직관: 느린 어택 → 트랜지언트 보존 → 펀치. 빠른 어택 → 트랜지언트 제어 → 부드러움. 메이크업 게인 = 압축 후 레벨 복원.
본 내용 4: 리버브와 딜레이 — 3차원 공간을 설계하다
이제 믹싱에서 가장 "마법 같은" 영역으로 들어간다. **리버브(Reverb)**와 **딜레이(Delay)**는 소리에 공간감을 부여하는 이펙트다. Gibson의 3차원 공간 개념을 다시 불러오자. 앞에서 패닝으로 좌-우 위치를 결정했다. 이제 리버브와 딜레이로 앞-뒤의 거리감을 만들 차례다.
물리학적으로, 소리는 공간에서 수많은 표면에 반사되며 **잔향(Reverberation)**을 만들어낸다. 작은 욕실에서 노래하면 짧고 가까운 반사음이 만들어지고, 대성당에서 소리를 내면 길고 풍성한 잔향이 수 초간 이어진다. 리버브 플러그인은 이 물리적 현상을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한다. 핵심 파라미터인 **디케이(Decay/RT60)**는 잔향이 -60dB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2초는 친밀한 룸, 6초 이상은 대형 콘서트홀에 해당한다. **프리딜레이(Pre-Delay)**는 원음과 첫 반사음 사이의 시간 간격이다. 이 값이 클수록(10~30ms) 원음과 잔향이 분리되어 소리의 명확성이 살아난다. 보컬에 리버브를 걸 때 프리딜레이를 20ms 정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웻/드라이(Wet/Dry) 비율은 리버브가 섞인 신호와 원본 신호의 비율이다. 리버브 종류로는 짧고 친밀한 룸(Room), 길고 웅장한 홀(Hall), 그리고 금속판에 진동을 전달해 만든 방식을 모델링한 **플레이트(Plate)**가 있다. 플레이트는 매끄럽고 약간 금속적인 텍스처 덕분에 보컬과 스네어에 고전적으로 쓰인다.
**딜레이(Delay)**는 원음을 일정 시간 후에 한 번 이상 반복(Echo)시키는 효과다. 리버브가 공간을 '감싸는' 느낌이라면, 딜레이는 리듬감 있게 소리를 확장시키는 도구다. **딜레이 타임(Delay Time)**을 BPM에 동기화하는 것이 현대 믹싱의 표준 관행이다. 예를 들어 120BPM에서 1비트(1/4음표)는 60초 ÷ 120 = 0.5초 = 500ms다. 딜레이 타임을 500ms로 맞추면 메트로놈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리듬감 있는 에코가 생긴다. **피드백(Feedback)**은 에코가 몇 번이나 반복될지 결정하며, 피드백이 높을수록 에코가 오래 이어진다. 리버브와 딜레이는 각 트랙에 개별적으로 거는 것보다 센드/리턴(Send/Return) 채널, 즉 별도의 FX 버스에 걸어 여러 트랙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 전문적인 접근법이다. 이렇게 하면 믹스 전체에 공간적 일관성이 생긴다.
[노트 기록] 공간 설계 원칙: 가깝게 들려야 할 소리(킥/베이스/리드보컬) → 리버브 최소. 멀게 들려야 할 소리(패드/배경보컬) → 리버브 많이. 딜레이 BPM 동기화 공식: ms = (60,000 ÷ BPM) × 음표 배율(1/4 = 1, 1/8 = 0.5, 1/16 = 0.25). 리버브·딜레이는 Send/Return 채널로 운용.
본 내용 5: 믹싱 워크플로우 — 순서가 결과를 만든다
좋은 믹스는 즉흥이 아니라 순서의 산물이다. 무작정 EQ부터 건드리거나 리버브를 먼저 걸면 나중에 전체 균형이 무너진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따르는 워크플로우는 다음 순서다. 먼저 ① 게인 스테이징: 모든 트랙의 클립 레벨을 -18dBFS~-12dBFS로 정렬한다. 다음 ② 러프 밸런스(Rough Balance): 이펙트 없이 페이더와 패닝만으로 전체 균형을 잡는다. 이 단계에서 이미 70~80%의 믹스가 완성된다는 말이 업계에 존재한다. 이는 EQ와 컴프레서가 밸런스를 대신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 다음 ③ EQ: 주파수 충돌을 해결하고 각 악기의 음색을 다듬는다. 컷 먼저, 부스트 나중이다. ④ 컴프레션: 다이내믹을 통제하고 소리에 응집력을 준다. ⑤ 공간계 이펙트: 리버브와 딜레이로 3차원 공간감을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⑥ 오토메이션(Automation): 시간에 따라 파라미터를 자동으로 변화시켜 정적인 믹스를 살아있는 믹스로 만든다. 코러스에서 보컬 페이더를 1.5dB 올리거나, 브릿지에서 리버브의 웻 양을 키우는 식의 미세한 조정들이 쌓여 전문적인 믹스와 아마추어 믹스를 구분 짓는다.
본 내용 6: 장르별 믹싱 특성 — 같은 도구, 다른 언어
동일한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이 있어도 팝과 록과 힙합의 믹스는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장르는 해당 청중이 소리에 대해 갖는 기대(Genre Convention)를 반영하므로,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믹스는 아무리 기술적으로 완벽해도 어색하게 들린다.
**팝(Pop)**에서는 보컬이 항상 믹스의 왕이다. 보컬은 크고 선명하며 약간의 컴프레션으로 매끄럽게 처리되고, 반주는 보컬을 받쳐주는 역할만 한다. EQ는 깔끔하고 주파수 충돌이 없으며, 리버브는 자연스럽게 적용되어 '드라이하지도, 너무 젖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한다. **록(Rock)**은 공격성과 넓은 스테레오 이미지가 특징이다. 리듬 기타 두 트랙을 각각 좌우 70% 정도에 패닝하고, 드럼에는 강한 컴프레션을 걸어 펀치감을 극대화한다. 기타의 중역대(24kHz) 에너지를 풍성하게 살리고, 보컬은 파워 있게 앞에 위치한다. **힙합/알앤비(Hip-Hop/R&B)**는 저역이 전부다. 킥과 808 베이스가 에너지의 중심으로, 서브 베이스(2060Hz)가 풍성해야 하며 이 장르의 믹스는 고역보다 저역에 훨씬 많은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다. 헤드폰보다 서브우퍼가 있는 모니터로 항상 확인해야 한다. **재즈(Jazz)**는 최소 가공이 미덕이다. 악기의 본래 음색을 보존하고 과도한 컴프레션을 피하며, 리버브는 룸이나 홀 타입으로 공간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사람들이 재즈를 들을 때 "눈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 믹스는 성공한 것이다.
[노트 기록] 장르별 핵심: 팝 = 보컬 중심, 깔끔. 록 = 넓은 스테레오, 드럼 펀치, 기타 미드. 힙합 = 서브 베이스 중심. 재즈 = 최소 가공, 자연스러운 공간감.
프로젝트 — 40분 실전 문제 (정답 없음, 네 귀가 정답이다)
이론을 도구로 삼아 실제로 손을 움직일 시간이다. 아래 세 프로젝트는 순서대로 진행하며, 각 단계는 독립적인 시나리오다. DAW를 열고, 레퍼런스 트랙(좋아하는 상업 음악 한 곡)을 준비하자.
프로젝트 1: 러프 믹스 & 공간 배치 (약 15분)
5트랙으로 구성된 팝 데모(킥 드럼, 스네어, 베이스 기타, 어쿠스틱 기타, 보컬)를 DAW에서 불러오거나 직접 간단한 루프를 배치하라. 이펙트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페이더와 패닝만으로 균형 잡힌 러프 믹스를 만들어보자. 시작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자: 킥, 스네어, 베이스, 보컬을 모두 센터에 둔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어쿠스틱 기타는 왼쪽과 오른쪽 중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둘 다인가? 게인 스테이징을 마친 후 각 트랙의 페이더를 올릴 때, 처음에는 어떤 트랙부터 시작하는 것이 논리적인가? 그 이유는? 작업을 마친 후 각 트랙의 배치 결정을 이유와 함께 한 문장씩 노트에 기록하라. 마지막으로 자신의 믹스와 레퍼런스 트랙을 번갈아 들으며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한 가지만 적어라.
프로젝트 2: EQ와 컴프레서 적용 (약 15분)
프로젝트 1의 러프 믹스 위에 EQ와 컴프레서를 추가한다. 먼저 보컬 트랙에 파라메트릭 EQ를 걸어라. HPF를 어디에 설정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보컬의 200~500Hz 사이 어딘가에 답답하고 코맹맹이 소리가 섞여 있다. 스윕 EQ 기법을 사용해 그 주파수를 직접 찾아내고 컷하라. 찾는 과정에서 이 방법이 왜 작동하는지 원리를 스스로 설명해보자. 컴프레서를 보컬에 걸 때: 레이시오 4:1, 어택 8ms, 릴리즈 80ms로 시작해라. 이 설정이 보컬의 트랜지언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귀로 확인하라. 그 다음 어택만 50ms로 변경하면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두 설정의 차이를 물리적 메커니즘(트랜지언트 관점)으로 설명하고 노트에 묘사하라. 도전 과제: 킥 드럼에도 컴프레서를 걸어 펀치감을 극대화해보자. 어떤 파라미터가 킥의 타격감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가?
프로젝트 3: 공간 설계와 장르 비교 (약 10분)
완성한 믹스에 리버브와 딜레이를 추가하여 두 가지 버전을 만들어라. 버전 A는 팝 스타일로, 보컬이 선명하게 앞에 존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가져야 한다. 버전 B는 인디 록 스타일로, 드럼이 넓은 공간감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약간 더 거칠고 빈티지한 느낌이어야 한다. 각 버전에서 사용한 리버브의 디케이 타임, 프리딜레이 값, 웻/드라이 비율을 노트에 기록하라. 두 버전을 헤드폰과 스피커에서 번갈아 들으며 어떤 파라미터가 장르 차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만들어내는지 한 가지만 특정하라. 마지막 계산 문제: 현재 곡이 100BPM이라면 1/8음표 딜레이 타임은 몇 ms인가? 이 값을 보컬 혹은 기타의 딜레이 타임에 직접 입력하고 어떤 느낌인지 확인하라.
평가 기준
이 단계의 평가는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진다. **믹싱 기술(40점)**은 게인 스테이징, 밸런스, EQ, 컴프레서가 의도적으로 올바르게 적용되었는가를 본다. 파라미터를 무작위로 건드린 것과 이유 있게 조정한 것은 귀로 들을 때 분명히 다르다. **공간감 설계(30점)**는 각 악기가 3차원 믹스 공간 안에서 명확한 자리를 가지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Gibson이 제안한 공간 개념을 떠올려라. **장르 적합성(30점)**은 레퍼런스 트랙과 비교했을 때 해당 장르의 사운드 스탠다드에 부합하는가를 본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믹스는 기술적으로 올바를 뿐만 아니라, 음악이 말하려는 것을 소리로 표현하는 믹스다. 기술은 도구이고, 그것을 쓰는 이유는 항상 음악 자체여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