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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 08문과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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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사회의 뼈대를 해부하다 — 친족, 교환, 권력, 믿음

들어가며 — 1단계를 기억하며

1단계에서 우리는 인류학이 "낯선 눈으로 세상을 보는 학문"이라는 것을 배웠다. 문화상대주의란 어떤 문화도 다른 문화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었고, **민족지학(ethnography)**은 그 도구였다. 이제 우리가 묻는 질문은 한 단계 더 깊어진다. 사람들은 왜 특정한 방식으로 묶이고, 나누고, 통치하고, 믿는가? 단순히 "사람들은 가족을 이루어 산다"고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사회의 가족은 저 사회의 가족과 다른가, 그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묻는 것이 2단계의 핵심이다.


이론적 기초: "사회는 어떻게 스스로를 조직하는가"

어린아이도 직관적으로 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런데 한번 멈춰 생각해보자. 왜 우리는 '할머니'라는 단어 하나로 아빠 쪽 할머니와 엄마 쪽 할머니를 같은 범주에 넣는가? 영어로는 둘 다 'grandmother'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언어가 그렇지 않다. 어떤 사회에서는 아빠 쪽 할머니와 엄마 쪽 할머니를 완전히 다른 단어로 부른다. 왜냐하면 그 사회에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사회적 역할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친족 인류학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혈연 관계가 아니다. **친족(kinship)**이란 사회가 혈연, 혼인, 혹은 상징적 유대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방식 전체를 가리킨다.

이제 시야를 넓혀보자. 가족이 형성되면, 그 안에서 무언가를 주고받는 행위가 생겨난다. **교환(exchange)**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결혼식 선물,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추석 과일 상자 — 이것들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합리적 교환'과 다른 논리로 움직이며, 언제나 권력, 지위, 의무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교환과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 정치가 있다. 정치인류학은 단순히 "누가 대통령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 위에 서게 되는가, 그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다. 그 정당성은 놀랍게도 의례(ritual)와 상징(symbol)을 통해 만들어진다.

[노트 기록] 2단계의 핵심 질문 구조: 사회는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하는가 → 친족 사회는 자원을 어떻게 나누는가 → 경제인류학 사회는 권력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는가 → 정치인류학 + 종교


1. 친족과 가족 체계

19세기 미국 인류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Lewis Henry Morgan, 1818–1881)**은 이로쿼이족(Iroquois)을 연구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father)와 아버지의 형제(uncle)를 동일한 단어로 불렀다. 한국어로 치면 '아버지'와 '삼촌'이 같은 단어인 셈이다. 이것이 단순한 언어 차이일까, 아니면 그 사회의 구조가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신호일까? 정답은 후자다. 계보 또는 출계(descent) — 개인이 어느 집단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원칙 — 의 방식이 사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부계(patrilineal descent) 사회에 가까웠다. 아버지 쪽 혈통을 따라 성씨가 이어지고 재산이 아들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세상에는 모계(matrilineal descent) 사회도 있다. 아프리카 가나의 아샨티족(Ashanti), 인도 케랄라 지방의 나이르족(Nair)이 그 예다. 이 사회에서 재산과 집단 소속이 어머니 쪽 혈통으로 전해진다. 아버지는 생물학적 부모이지만, 자식의 '사회적 아버지' 역할은 어머니의 오빠, 즉 외삼촌이 맡는다. 여기서 "이상하다"는 충동이 생긴다면, 그것이 바로 1단계에서 배운 자민족중심주의다. 이 체계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른 논리로 작동하는 것이다. 또한 양계(bilateral descent) 사회도 있다. 오늘날 많은 서구 사회가 여기에 해당하며, 한국도 실생활에서는 점점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너는 외가와 친가를 실제로 얼마나 다르게 대하는가?)

[노트 기록] 출계의 세 유형: 부계(Patrilineal) — 아버지 계열로 소속 결정 / 모계(Matrilineal) — 어머니 계열로 소속 결정 / 양계(Bilateral) — 양쪽 모두 동등하게 인정

이제 기술적 수준으로 들어가자. 20세기 영국 사회인류학자 **A.R. 래드클리프-브라운(Radcliffe-Brown, 1881–1955)**과 **에번스-프리처드(Evans-Pritchard, 1902–1973)**는 **출계이론(descent theory)**을 발전시켰다. 이 관점에서 친족 집단은 공동 조상을 중심으로 토지, 재산, 권리를 집합적으로 소유하는 **코포리트 그룹(corporate group)**이다. 에번스-프리처드의 『누에르족(The Nuer, 1940)』은 수단의 누에르족이 어떻게 혈통 집단(lineage)을 통해 정치적 갈등과 협력을 조직하는지를 보여주는 고전적 사례 연구다. 반면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évi-Strauss, 1908–2009)**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그의 **동맹이론(alliance theory)**에 따르면 친족의 핵심은 혈통의 연속이 아니라 혼인을 통한 집단 간 동맹이다. 여기서 그는 결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모든 사회에 **근친상간 금기(incest taboo)**가 있는가? 레비-스트로스의 대답은 유전학적 이유가 아니었다. 만약 집단 내에서만 결혼한다면 외부와의 동맹 기회가 사라진다. 즉, 근친상간 금기는 "딸을 바깥 집단에 '줌'으로써 동맹을 맺으라"는 사회적 명령이다. 이것은 우리가 곧 살펴볼 선물 교환의 논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가족 형태의 다양성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서 흔히 떠올리는 핵가족(nuclear family) 외에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확대가족(extended family), 한 남성이 여러 아내를 두는 일부다처제(polygyny), 한 여성이 여러 남편을 두는 **일처다부제(polyandry)**가 있다. 티베트 일부 지역에서 형제들이 한 여성을 공동의 아내로 두는 관습은 실은 토지 분할을 막기 위한 경제적 전략이기도 하다. 가족 구조는 항상 그 사회의 생태, 경제, 권력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 생물학이 아니라 사회가 가족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것이 인류학의 핵심 주장이다.


2. 경제인류학: 교환, 선물, 호혜성

인류학에서 '경제'는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와 다르다. 그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즉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행위자로 가정한다. 인류학은 이 전제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Bronisław Malinowski, 1884–1942)가 멜라네시아 트로브리안드 제도(Trobriand Islands)에서 발견한 쿨라(Kula) 교환이다. 섬 사람들은 수백 킬로미터를 항해하며 다른 섬 사람들과 물건을 교환했다. 그런데 그 물건이 무엇인지가 놀랍다. 뭄와리(mwali)라는 조개껍데기 팔찌와 소울라바(soulava)라는 붉은 조개껍데기 목걸이. 먹을 수도 없고 실용적으로 쓸 수도 없다. 팔찌는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고 목걸이는 반시계방향으로 돌며, 아무도 이것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목숨을 걸고 항해하며 이 교환에 참여하는가? 말리노프스키의 답: 이것은 경제적 교환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교환이다. 쿨라 파트너가 많을수록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쿨라는 섬 사이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적 기제다. 물건의 가치는 그 자체의 유용성이 아니라, 그것이 연결하는 관계의 질에 있다.

[노트 기록] 쿨라 링(Kula Ring): 말리노프스키가 기술한 트로브리안드 제도의 의례적 교환 체계. 팔찌(시계방향)와 목걸이(반시계방향)가 섬 사이를 순환. 경제적 합리성보다 사회적 지위와 동맹 유지 기능.

여기서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론가가 프랑스의 **마르셀 모스(Marcel Mauss, 1872–1950)**다. 그의 『증여론(Essai sur le don, 1925)』은 인류학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텍스트 중 하나다. 모스는 전 세계의 다양한 선물 교환 관행을 분석한 후 핵심 테제를 제시한다: 선물은 결코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선물에는 항상 세 가지 의무가 따른다: 줄 의무(obligation to give), 받을 의무(obligation to receive), 답례할 의무(obligation to reciprocate). 선물을 거부하는 것은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고, 답례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에게 빚진 채 예속 상태에 머무는 것이다. 레비-스트로스가 친족 이론에서 "딸을 바깥에 준다"고 했을 때의 그 '줌'의 논리가 여기서 다시 나온다.

모스의 사례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북미 원주민의 **포틀래치(Potlatch)**다. 이 의식에서 족장은 경쟁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파괴하거나 아낌없이 나눠줌으로써 지위를 과시한다. 많이 줄수록, 심지어 자기 물건을 불태울수록 더 위대한 사람이 된다. 경제적 합리성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와 명예의 관점에서 보면 완벽한 논리가 된다. 선물이 곧 권력의 한 형태임을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다.

이제 **마샬 살린스(Marshall Sahlins, 1930–2021)**의 호혜성 분류를 살펴보자. 『석기시대 경제학(Stone Age Economics, 1972)』에서 그는 교환의 세 유형을 제시한다. **일반적 호혜성(generalized reciprocity)**은 즉각적 답례를 기대하지 않는 교환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것, 친밀한 친족 사이의 교환이 그것이다. **균형적 호혜성(balanced reciprocity)**은 동등한 답례를 기대하는 교환이다. 명절 선물 교환이 좋은 예다. 내가 5만원짜리를 보냈는데 1만원짜리가 돌아오면 섭섭하다. **부정적 호혜성(negative reciprocity)**은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얻으려는 교환이다. 흥정, 도둑질, 사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어떤 종류의 호혜성을 적용하는가가 곧 그 관계의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는 일반적, 아는 사람에게는 균형적, 낯선 사람에게는 부정적 호혜성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노트 기록] 살린스의 호혜성 세 유형: 일반적 호혜성 — 즉각적 답례 없음, 친밀 관계 (예: 가족) 균형적 호혜성 — 동등한 답례 기대 (예: 명절 선물) 부정적 호혜성 — 최대 이익 추구 (예: 흥정, 시장 거래)


3. 정치인류학: 권력, 의례, 상징

권력은 어디서 오는가? 직관적 답: 힘센 사람이 권력을 가진다. 그러나 그것은 반쪽짜리 대답이다. **권력(power)**과 **권위(authority)**를 구분하는 것이 정치인류학의 첫 번째 레슨이다. 권력은 다른 사람의 의지에 반하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능력이고, 권위는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권력이다.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권위의 세 유형을 제시했다: 전통과 관습에 근거한 전통적 권위, 개인의 특별한 자질에 근거한 카리스마적 권위, 공식 규칙과 법에 근거한 합리적-법적 권위. 우리가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그 사람이 힘이 세서가 아니라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합리적-법적 권위를 얻었기 때문이다.

정치인류학자들은 인간 사회의 정치 조직을 네 가지 이념형으로 분류해왔다. **엘만 서비스(Elman Service, 1915–1996)**의 고전적 분류다. **밴드(band)**는 수십 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수렵채집 집단으로 공식 지도자나 법이 없고 합의로 결정한다. **트라이브(tribe)**는 혈통이나 씨족 집단 중심으로 조직된다. **추방제(chiefdom)**는 세습적 족장이 공물을 모아 재분배함으로써 지위를 유지하는 재분배 경제를 특징으로 한다. **국가(state)**는 합법적 폭력 독점과 관료제를 갖춘 가장 복잡한 형태다. 단, 이 분류가 밴드 → 국가라는 '진화적 위계'를 암시한다는 비판이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각 형태는 특정 환경과 역사적 조건에 적응한 결과이며, 어떤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문화상대주의.)

[노트 기록] 서비스의 정치 조직 네 유형: 밴드 → 트라이브 → 추방제 → 국가. 이것은 우열의 위계가 아니라 유형 분류임에 주의.

이제 의례의 이야기로 넘어가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 1920–1983)**는 **아르놀트 반 헤네프(Arnold van Gennep, 1873–1957)**가 제시한 통과의례(rites of passage) 구조를 발전시켰다. 반 헤네프에 따르면 모든 통과의례는 세 단계를 거친다: 분리(separation) — 개인이 기존 지위에서 떼어내지고, 전이(liminality) —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중간 상태에 처하며, 통합(incorporation) — 새로운 지위로 편입된다. 터너가 특히 주목한 것은 가운데 단계인 **리미낼리티(liminality, 전이성)**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기존 사회 질서에서 벗어나 있고 모든 위계가 일시적으로 해체된다. 그리고 이 특별한 순간에 코뮤니타스(communitas) — 계급, 나이, 성별의 구분을 넘어선 인간적 유대감 — 가 발생한다. 한국의 군대 훈련소를 생각해보라. 장군의 아들도 대통령의 아들도 똑같이 '이병'으로 시작한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평등하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업 신입사원 연수도 모두 통과의례의 구조를 따른다.

의례와 권력의 관계는 이렇게 작동한다: 의례는 사회 질서를 위기의 순간에 일시적으로 해체했다가 재건하면서 그 질서에 새로운 정당성을 부여한다. 왕의 대관식, 대통령 취임식, 졸업식 — 이것들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권력 이전의 정당성을 사회적으로 확인하는 퍼포먼스다. 이것이 없다면 권력은 단순한 강제력에 불과하다.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 1926–2006)**는 발리(Bali)의 투계(cockfight, 닭싸움)를 분석한 유명한 에세이 「딥 플레이(Deep Play, 1972)」에서, 그것이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발리 사회의 지위·남성성·운명에 대한 "발리인들이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임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것을 **두꺼운 기술(thick description)**로 읽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닭싸움을 한다"는 표면적 기술(thin description)이 아니라, 그 행위가 지역 맥락에서 의미하는 것 전체를 겹겹이 기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4. 종교와 세계관

인류학은 어떤 종교가 '진짜'인지를 판단하는 학문이 아니다. 종교적 믿음과 실천이 어떻게 사회를 구성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며, 권력을 정당화하는가를 연구한다. **에드워드 타일러(Edward Tylor, 1832–1917)**는 종교의 최소 정의를 애니미즘(animism), 즉 "영적 존재에 대한 믿음"으로 제시했다. 훨씬 사회학적인 관점을 취한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 1858–1917)**은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1912)』에서 핵심 테제를 제시한다: 신은 사회의 상징화된 형태다. 사람들이 신을 숭배할 때 실제로 그들은 자신들의 사회를 숭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성한 것(sacred)**과 **세속적인 것(profane)**의 구분이 종교의 핵심이며, 이 구분을 통해 집단적 결속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노트 기록] 뒤르켐의 핵심 구분: 성(sacred, 신성한 것) ↔ 속(profane, 세속적인 것). 종교 의례는 집단을 통합하고 도덕적 권위를 부여하는 사회적 기능을 한다.

기어츠는 종교를 "기분과 동기의 패턴을 확립하는 상징 체계"로 정의했다. 종교는 세계가 **어떻게 있는가(how the world is)**에 대한 설명(세계관)과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how the world ought to be)**에 대한 가치 체계를 동시에 제공한다. 그리고 이 둘이 서로를 강화하기 때문에 종교는 매우 강력한 사회적 힘을 가진다. **샤머니즘(shamanism)**은 특히 흥미로운 사례다. 한국의 무당(巫)을 떠올려보라. 샤먼은 이 세계와 영적 세계 사이를 매개하는 전문가다. 1단계에서 배운 민족지적 시각으로 보면: 이것을 '미신'이라고 일축하는 것은 자민족중심주의다. 샤머니즘은 수천 년에 걸쳐 시베리아, 한국, 몽골, 남미, 아프리카에서 독립적으로 발전한 영적 기술 체계다. 왜 그토록 광범위하게 존재하는가 자체가 인류학적 질문이다.

**세계관(worldview)**은 한 사회가 우주, 자연, 인간, 시간에 대해 가지는 총체적 인식 틀이다. 기독교 문명권의 선형적 시간관(창조 → 종말의 방향성) vs 힌두교·불교의 순환적 시간관(윤회, 반복)의 차이는 그 사회의 역사 인식, 환경 관계, 개인 정체성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순환적 시간관을 가진 사회는 개인의 죽음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 세계관은 사람들이 매일 내리는 선택과 판단에 보이지 않는 틀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선물의 인류학 — 모스의 렌즈로 교환 문화 해부하기"

1단계에서 "이방인의 눈으로 익숙한 것 보기"를 연습했다면, 2단계에서는 이론의 렌즈로 사회적 실천 분석하기를 연습한다. 아래 세 프로젝트를 순서대로 진행하라. 각각은 독립적이지만 서로 연결된다. 정답은 없다. 관찰하고, 의문을 품고, 이론을 적용하고, 자신의 주장을 세워라. 전체 프로젝트는 약 40분을 목표로 한다.


Project 1. 내 생활 속 선물 지도 그리기 (약 10분)

지난 1년 동안 자신이 준 선물과 받은 선물을 가능한 한 많이 떠올려 목록을 만들어라. 각 선물에 대해 다음을 생각해보라: 누구에게/에게서인가? 어떤 계기로인가? 어떤 물건 또는 서비스인가? 답례를 했는가, 아직 안 했는가? 답례를 안 했다면 지금 어떤 기분인가?

이 목록을 작성한 뒤, 살린스의 세 가지 호혜성 유형(일반적, 균형적, 부정적)으로 각 교환을 분류하라. 패턴이 보이는가? 가장 친한 사람과의 교환은 어떤 유형인가? 선생님·윗사람과의 교환은?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의 거래는? 마지막으로: 모스가 "선물에는 줄 의무, 받을 의무, 답례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네 목록에서 이 세 가지 의무가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가? 있다면 그 경우에는 어떤 사회적 결과가 발생했는가?


Project 2. 한국 선물 문화 vs 다른 문화권 선물 문화 비교 (약 15분)

명절 선물 세트, 병문안 과일, 결혼식 축의금, 취업 사례금, 촌지 —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 분석하라. 그 다음, 아래 중 하나를 골라 유사한 관행을 찾아 나란히 분석하라: 일본의 오미야게(お土産) 또는 오세이보/오추겐(お歳暮/お中元), 미국의 생일 파티 선물 문화, 인도의 결혼 지참금(dowry), 또는 직접 아는 다른 문화권의 사례.

비교할 때 다음 질문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라: 무엇을 주는가(물건의 성격)? 언제 주는가(시기와 맥락)? 누가 누구에게 주는가(권력 관계와 사회적 거리)? 모스의 세 가지 의무가 어떻게 작동하는가?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 교환을 통해 어떤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지거나 강화되는가? 단순히 "한국은 이렇고 일본은 저렇다"는 나열이 아니라,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가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세워라. 이것이 인류학적 분석이다.


Project 3. 포틀래치와 현대 한국 사회: 과시적 소비의 인류학 (약 15분)

포틀래치를 기억하는가? 자신의 재산을 나눠주거나 파괴함으로써 지위를 확인하는 의식이다. 이것이 "원시적" 관행처럼 보이는가? 이제 다음 한국 현상들을 떠올려라: 고등학교 친구들 사이의 명품 경쟁(패딩, 이어폰 등), 결혼식의 축의금 규모와 하객 수 경쟁, 회식에서 누가 계산하는가의 역학, 소셜미디어에서의 여행·음식·소비 과시.

이 현상들 중 하나 이상을 골라 포틀래치의 논리로 분석하라. 이 소비 또는 교환이 단순한 개인 취향인지, 아니면 사회적 지위와 관계를 만들어내는 의례적 행위인지를 논증하라. 그리고 이것이 이 단원에서 배운 정치인류학 — 권력과 상징 — 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연결하라. 마지막으로: 만약 이 소비 패턴이 진짜 포틀래치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면, 현대 한국에서 이 '경쟁적 소비'를 거부한 사람은 어떤 사회적 결과를 감수해야 하는가? 모스의 언어로 대답해보라.


자기 점검 (평가 기준)

2단계 실무 과제는 "선물 문화 비교 연구"이며 총 100점이다. 각 영역에서 스스로 점검하라.

친족/경제/정치인류학 개념 이해 (30점): 친족의 세 출계 유형, 살린스의 호혜성 분류, 모스의 세 가지 의무, 터너의 통과의례 구조, 뒤르켐의 성/속 구분을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일상 사례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교연구의 깊이 (45점): 두 문화권의 선물 관행을 단순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사회적 논리(권력, 의무, 관계 형성)를 파악했는가? '차이'를 발견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는가? 이론 적용 (25점): 모스의 증여론, 살린스의 호혜성, 포틀래치 개념을 분석에 실제로 적용했는가? 이론을 인용하는 것과 이론으로 분석하는 것은 다르다. 이론을 '사용'했는가?

이 단원을 완전히 소화했다면, 한국 사회의 수많은 일상적 실천 — 명절, 결혼식, 제사, 정치 연설, 종교 행사 — 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된 것이다. 3단계에서는 이 도구를 들고 글로벌화, 탈식민주의, 디지털 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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